자유북한운동연합
 
말장난으로 뒤범벅된 ‘쉰년사’를 듣고 보며...
 글쓴이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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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았다. 기해년(己亥年)... 돼지해가 맞다. 책꽂이의 ‘동물|속담|사전’이 눈에 띄길래 들쳐봤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돼지는 돼지다”... 돼지가 다른 동물이 될 수 없듯이, 본성(本性)은 고칠 수 없다는 뜻. 허긴 본성도 본성이려니와, ‘넥타이 정장’을 했다고 해서 겉모습도 크게 달라 보이지는 않더라마는...

“김정은의 신년사에는 남북관계의 발전과 북미관계의 진전을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고 본다... 김정은의 확고한 의지는 새해에 한반도 문제가 순조롭게 풀리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하리라 기대한다...” 

새해 벽두부터 이 나라 방송에서 주연을 내준 ‘거간꾼’의 대변인이 브리핑한 내용이란다. 그 무슨 ‘신년사’(新年辭)를 북녘과 동시에 실시간 방송했는데, 그 ‘거간꾼’의 사전 윤허(允許)가 없었을까? 있고도 남음이 더하다고 믿지 않을 수 없다. 작금의 방송국들 형편으로 봐서는... 

그렇다면... ‘돼지해’에 걸맞는 대접 차원에서? 그 무슨 “답방 약속” 친서(親書)에 대한 성의 표시? 그도 저도 아니면 계속 ‘거간꾼’을 고수하겠다는 의지의 표현? 그런데... 그 ‘신년사’라는 것이 지난해에도 그랬고, 그 이전에도 그랬듯이 ‘본성’(本性)이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역시 “돼지는 돼지다.” 

다시 말해 '쉰년사'라고 해야 제대로일 듯하다. ‘그 녀석’ 할애비의 그 것이나, 애비 때 있었던 ‘신년공동사설’이나... 허긴 세월이 꽤 흐른 만큼 ‘말장난’의 농도가 많이 진해진 건 사실이다. “인민 경제와 주체화 노선을 관철하기 위한 투쟁에서 의미 있고 소중한 전진이 이룩됐습니다... ‘자력갱생의 사회주의 건설의 새로운 진격로를 열어나가자’ 이것이 우리가 들고 나가야 할 구호입니다...” 이런 식이다.

그리고 매년 반복되는 “전력 문제 해결에 선제적인 힘을 넣어... 석탄 공업은 자립경제 발전의 첫 전선... 올해의 화학비료 공장들의 만가동을 보장하고... 사회주의 경제건설의 주 타격 전방인 농업 전선에서... 알곡 생산을 결정적으로 늘려야... 인민들에게 더 많은 고기와 알이 차려지게 해야... 인민들이 좋아하는 여러 가지 소비품들을 생산, 보장하며 도·시·군들에서 기초식품공장을 비롯한 지방공업 공장들을 현대적으로 일신하고...” 등등. 

저 유명한(?) “이밥에 고깃국과 기와집” 타령에 다름 아닌 사설(辭說)이 쭈욱 이어진다. 더불어서 “사회주의 문명 건설을 다그쳐야... 국가 방위력을 튼튼히...”는 ‘백도혈통’(百盜血統)의 보전을 위해 결코 빠져서는 안 될 메뉴 아니겠는가. 뭐 이딴 것들은 쉰 냄새가 너무 심해서인지 이 나라 언론들이 잘 다루지도 않는다.

결국 문제는 ‘거간꾼’의 대변인이 밝힌 이른바 “남북관계의 발전과 북미관계의 진전”인데... 지난해부터 여러 회담·합의·선언이 있어왔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온 민족이 역사적 북남 선언들을 철저히 이행해 조선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의 전성기를 열어나가자. 이 구호를 높이 들고 나가야...” 그럴 듯한 말장난에 넘어가는 ‘얼간이’들에게는 어찌 들릴지 모르지만, 찬찬히 뒤집어 보면 이런 거 아닐까?

“백도혈통(百盜血統)이 연년세세 건재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했으니, ‘북남 선언’과 ‘군사합의’를 계속 짖어대고 남녘에 실천을 다그치자!” 그리고는 남아있는 걸림돌을 마저 치우라고 을러댄다. 또한 ‘돈’ 되는 일을 선심 쓰듯 구체적으로 적시한다. 이것들도 ‘본성’ 측면에서는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쉰년사’가 괜한 게 아니다. “조선반도 정세 긴장의 근원으로 되고 있는 외세와의 합동 군사연습을 더 이상 허용하지 말아야 하며, 외부로부터의 전략자산을 비롯한 전쟁 장비 반입도 완전히 중지돼야...” “당면해 우리는 개성공업지구에 진출했던 남측 기업인들의 어려운 사정과 민족의 명산을 찾아보고 싶어 하는 남녘 동포들의 소망을 헤아려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습니다...”

속담 사전에 보니 이런 경우를 ‘그을린 돼지가 달아맨 돼지 타령을 한다’고 적혀있다. 이와 관련해서 찬찬히 들여다보면 ‘남북관계’에서는 “북녘의 비핵화”는 역시고, 그나마 “조선반도의 비핵화”도 아예 찾아볼 수 없다. 양키나라에게만 보채고 있다. “조선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완전한 비핵화로 나가려는 것은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불변한 입장이며 나의 확고한 의지...

이로부터 우리는 이미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않으며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라는데 대해 내외에 선포하고 여러 가지 실천적 조치들을 취해...” 그 누가 들으면 진짜인 줄 알겠다. 입술에 침이나 바르고 짖어대는지...

“우리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일방적으로 그 모습을 강요하려 들고 의연히 공화국에 대한 제재와 압박으로 나간다면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이 부득불 나라의 자주권과 국가의 최고 이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많은 언론사들이 이 부분을 “대북 제재 해제 요구”라고 평가했다. 새로울 게 없다. 하지만... “새로운 길을 모색”이라?... 두 손들고 “용서해 주세요!”하는 것만이 ‘새로운 길’ 아니겠는가.

이참에 꼭 권유하고 싶다. ‘돼지 발톱에 봉선화 물들이 듯’ 그 ‘쉰년사’를 북녘과 동시에 방영한 이 나라 방송사들, ‘가마솥에 물 끓이면 죽는 놈은 돼지 뿐’이듯 뻔하디 뻔한 말짓거리에 환호작약하는 ‘얼간이’들... 그들에게 ‘기해년’(己亥年)의 가장 큰 화두(話頭)는 아마도 ‘제재 우물에 빠진 돼지 구하기’가 되지 않을까? 같은 족속인 ‘인민’(人民)들과 일부 ‘백성’(百姓)들이야 동참·동조할 수도 있겠지만, ‘국민’(國民)들은... 글쎄?

<本報 主筆 >  /자유북한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