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북한운동연합
 
‘북한민주화’와 황장엽선생
 글쓴이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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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나 인격형성과, 세계관 정립에 있어 역사보다는 스승과 부모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2만여 탈북자들의 상징이고 정신적 지주였던 황장엽선생님, 그분과의 뜻밖의 영이별 2주년을 맞으며 북한민주화와 북한인권활동에 전력하는 많은 분들이 훌륭한 스승을 잃은 아픔과 그분의 생전의 업적과 유훈을 새기며 추모한다.

10년 전 ‘탈북자동지회’에서 처음 만났을 때 선생님은 스승의 면모보다는 권위적이고 위압적이어서 (이분이 아직 노동당간부의 티를 벗지 못 했구나)고 좀 실망이었지만 자주 뵙고 북한에서 배웠던 ‘주체’사상이 아닌 선생님의 ‘인간중심철학’을 배우면서 제자로 ‘동지’로서 승화되어갔다.

어느날 선생님께 우리가 북한에서 배웠던 ‘주체사상’의 핵심은

“자기운명의 주인은 자기 자신이며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힘도 자기 자신에게 있다.
다시말해 혁명과 건설의 주인은 인민대중이며 혁명과 건설을 추동하는 힘도 인민대중에게 있다."고 정의하면서도 혁명과 건설에서 수령의 절대적 령도와 우위, 수령중심논을 부각시켜 개인과 인민대중은 수령의 령도를 실천하기위한 도구로 전락했으며 이는 김일성을 우상화하고 북한을 수령절대독재화 하는데 이론적 도구로 쓰였다고 선생님을 비판한 적이 있었다.

선생님은 “내가 집필하고 주장했던 ‘주체사상’은 그런 것이 아니었는데 김정일이 수령의 중심론을 여기에 넣고 또 수령의 후계자론까지 배가시켜 세습독재를 정당화 하는데 이론적도구로 써먹었다”고 분개하셨다.

선생님은 “김정일독재집단이 인민에게 얼마나 잔인하고 무지한가? 아비와 자신을 태양이라고 하는데 과연 그런가? 인류역사상 그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반인륜적이고 반민족적인 범죄집단이 아닌가?”고 흥분하셨는데 누군가가 “선생님, 김일성, 김정일이 태양이 맞긴 맞습니다. 그 사람에게 너무 가까이 가면 데여죽고 너무 멀리 떨어지면 얼어 죽습니다.”고해 굳어있던 사람들의 얼굴에 갑자기 웃음꽃이 피었다.

그러나 선생님만은 웃지 않으셨다.

2006년 여름 북한대표단이 서울방문시 참여정부로부터 엄청난 지원을 받으면서도 ‘남한불바다’ 만든다고 공갈협박하기에 부산으로 쫓아내려가 북한대표단 단장에게 물병을 집어던져 부산해운대경찰서에 3일간 구속되었다가 풀려난 적이 있었다.

선생님께 칭찬받고 위로받을 줄 알았는데 “박동무는 앞장서 행동하는 것은 좋은데 김정일의 하수인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면 그들만 나은게 뭐냐? 우리는 수령독재로부터 2천만동포를 해방하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인데 감정을 누르고 위엄과 품위를 지키고 전략적으로 싸워야 한다, 공부하라”고 말씀하실 때 소인은 ‘행동하는 양심’을 부르짖으며 오기를 부렸다.

선생님의 깊은 마음은 모르고 ‘학자여서 너무 선비적이다, 이론공부도 행동하기 위한 실천을 위한 공부여야 한다, 공부를 위한 공부는 안 한다’며 한때 선생님을 멀리한 적도 있었다.

‘북한민주화위원회’ 창립도 반대했었다.
북한주민들의 인권은 고사하고 생존권마저 박탈당해 굶어죽고 있는 판에 북한사람들에게 민주화란 사치가 아닌가?

북한의 국명이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라 하지 않았던가?
가장 근본적인 표현과 기아, 거주이전, 직업선택의 자유 등 개인의 초보적 자유마저 철저히 박탈당하고 봉건적수령독재, 선군독재라는 최악의 독재로 북한주민들이 수령의 현대판노예로 전락한 마당에 민주화라?

또 남한의 민주화된 사회란 어떤가?
백주에 종북좌익들이 우리의 주적인 김씨왕조를 찬양하지 않는가?
자주, 평화, 통일, 민족, 인권을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들이 북한주민들이 겪고 있는 참혹한 인권유린에는 침묵하면서 ‘우리민족끼리’라며 민족의 탄압자들에게 아부하며 조공하자고 떠들어도 남한사회는 이를 통일운동, 진보세력으로 매도하지 않는가?

이런 ‘민주’라면 안하는 것이 났다, 보다는 생존권, 인권, 인간의 자유가 우선이란 것이 본인의 소견이었다.

그러나 선생님의 신념과 사상, 인간철학이 바탕된 북한민주화는 미래지향적인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전재한 북한의 먼 장래를 내다보신 본인의 편협하고 좁은 개념의 ‘민주화’와는 차원이 다른 것이었다.

선생님의 민주화는 인본주의 사상, 인간중심의 철학을 실현하는 것, 개인과 집단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국민이 사회의 진정한 주인으로 확립되는 것이었다.
그런 원대한 사상을 지녔던 선생님도 김정일에게는 단호하셨다.

“김정일독재집단은 북한 인민들에게 원수일 뿐 아니라 우리 민족 전체의 원수이다. 김정일은 우리의 공조의 대상이 아니라 타도의 대상이다.”

선생님도 김정일이 자신의 어린 자식에게까지 정권을 세습할 줄 몰랐다.
김정일의 끊임없는 살인퇴로에도 끔적하지 않으시던 선생님도 셋째아들 정은에게 대장칭호를 주면서 세습자로 등단시키자 충격에 숙식을 잃으신지 한 달 뒤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났다.

병들고 노쇠한 김정일이 머지않아 무너진다고 생각했는데 아들 정은에 의해 더 젊고 무자비한 3대세습으로 어쩌면 북한의 민주화가 반세기 후퇴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과 염려였고 불쌍한 북한주민들을 3대로 김씨왕조의 노예화 하려는 김정일에 대한 무한한 증오와 적개심이었으리라.

선생님이 떠난 자리는 너무나 크고 깊으며 내려놓으신 짐 또한 우리들에겐 너무 무겁고 지도자, 스승을 잃은 우리의 앞길엔 아직 등대가 보이지 않는다.

선생님께서 북한의 민주화를 위한 ‘혁명기지’라는 남한사회 또한 우리탈북자들의 북한인권활동(대북방송, 대북전단, 탈북자구출 등)을 외면하고 있으며 ‘북한인권법’마저 무시당하고 있다.

생전에 선생님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던 김정일의 살인퇴로가 이제는 그의 아들에 의해 당신의 제자들을 위협하고 있으나 김정은의 세습‘쇼’와 그들의 장기인 핵과 미사일, 공갈협박에 눌려 남한사회의 관심 밖이다.

그러나 선생님이 그토록 염원하셨던 북한민주화, 북한인민해방을 위해 당신의 미숙한 제자들은 분연히 일어나 뭉치고 전진할 것이다.

선생님이 북한민주화 제단에 자신과 온 가족을 바쳤듯이 우리 또한 당신의 제자답게 북한인민해방을 위한 정의의 싸움에서 전사가 될 것이다./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박상학.


2012년 10월 9일